월 

 

 

 

         이문재

 

 

 

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

은행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은행잎을 떨어뜨린다

중력이 툭, 툭, 은행잎을 따 간다

노오랗게 물든 채 걸음을 멈춘 바람이

가볍고 느린 추락에게 길을 내준다

아직도 푸른 것들은 그 속이 시린 시월

내 몸안에서 무성했던 상처도 저렇게

노오랗게 말랐으리, 뿌리의 반대편으로

타올라, 타오름의 정점에서

중력에 졌으리라, 서슴없이 가벼워졌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10월 

 

                     

 

 

 

 

 

Damian Luca & Francis Goya - Rondo Ru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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