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그 무엇이 달 아닌 것이 있으랴



                     / 김종제






허공의 나뭇가지에 걸린
둥근 보름달 보다가
달빛에 젖은 붉은 꽃 보다가
꽃잎에 매달린 빗방울 보다가
물속에 비친
당신의 얼굴 바라보다가
그 아득한 눈빛 속에 들어앉은
나를 읽어보는데
햐, 세상에 그 모든 것이 달이었네
둥근 보름달이었네
담벼락도 없이
마당 넓은
내가 꿈꾸었던 집이었네
내가 가만히 드러눕고 싶었던
방이었네
맨발로 나와 수풀 헤매고 싶었던
고향이었네
온몸을 던져놓고 싶었던 개울이었네
저 마음이 내려앉아
세상 그 모든 것을 깎고 다듬어
환한 달로 만들었네




La Ragazza De Bube(부베의 연인) - Cario Rustich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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