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파도 (入 波 島)


       / 조미자



이 섬의 가슴은 뼈가 드러났다
골이 패여 벌겋게 피가 비친다
얼마나 맞고 할퀴였으면
비-잉 둘러 돌밭이다

그러나 신기하지
돌밭 가운데 뽀얀 모래무지는
한줌 남은 쌀처럼 눈결에 씻겨가련만
늘 고만큼은 남아 있는 것이
아무리 시달려도
정한 중심은 잃지 않겠다는 듯

뼈 죽죽 드러난 몸이 이고 있는 청솔 밭
푸른 정신은 뼈대가 있어야 산다는 듯

청솔 밭 속으로 들어가니
무꽃 은하수 환하고
애기똥풀, 꼬리풀, 희고 노란 별자리,
엉겅퀴꽃이 샛별로 떠있다
가슴속이 바로 우주라는 듯
사나운 파도도 순하게 받겠다며
가슴 활짝 열고 파도를 맞는
入 波 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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