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리에 핀 가을꽃
/ 임 인 규
나는 좀 늦되는 가봅니다.
남들 다 즐기는 계절을 돌아
해는 그렇게 석양을 향해 가는데
겨우 이제 작은 꽃망울을 피워냈습니다.
무서리 내려 소금에 절인 잎사귀
야들야들한 꽃잎만은 무사하기를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리 살고 있습니다.
주어진 삶이 요것 뿐 인 것을요!
그래도 대견합니다.
단 한번이라도 피울 수 있는
볼품없는 꽃이었기에
눈물보다는 기쁨입니다.
생은 그렇게 위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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