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길에게 길을 묻지 않는다 / 양금희
가을은,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누군가를 그리워 할 것이다.
이것이 외로움과 쓸쓸함의 숙명을 부여 받은 계절의 탓이다.
하지만 가을은 아무것도 채워 주지 못한다.
적막 같은 공허함 속에 채워지는 것은
바람이 남겨 주는 얼음 같이 차가운 어둠의 시간들 뿐이다.
그래서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것이 가을이다.
이 가을 내 그리움의 자리는 바로 저 바람이 머무는 곳이다.
바람은 영원한 나그네의 길이다.
삶은 영원한 나그네 길이다. 바람의 길이다.
바람은 길에게 길을 묻지 않는다.
이제 삶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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