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 나태주
애기 낳을 사람 없어
애기 울음소리조차 끊긴 마을
모처럼 담장 너머 빨랫줄에
눈부신 기저귀
애기 똥오줌 받아 주는
저 눈부신 하얀 기저귀만이
우리의 참된 희망이네
눌러 사는 사람 없어
빈집이 늘어 가는 마을
모처럼 굴뚝 모퉁이 처마 밑에
거꾸로 매달린 시래기 호박고지
더러는 메주 덩어리
저들만이 우리의 쓸쓸한 밥통을
채워 줄 참된 이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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