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왜 나를 떠났는지
내가 왜 너를 떠났는지
세월이 가서 낙엽 지는 계절 오니
이제 알겠다
소심한 속내가
알량한 자존심이
너와 나를 갈랐구나
손톱만 한 오해가 바다처럼 넓어져서
산을 흔들고 땅을 갈랐구나
이제는 못 볼 사이가 돼서
생의 인연이 다하고
허름 허름 늙어가고
산 모퉁이 돌며 뒤돌아 본들
청려장에 의지해 걸어가는구나
아직도 선제길 어느 산기슭에
자취가 남아 있다면
우린 아직도 헤어진 연인
상원사 뒤뜰 벽화에는
아직도 그 입김 남아 있으려나
풍령(風鈴)이 바람결에 운다
세월이 아쉬워 운다
글 ; 김낙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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