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 / 나희덕
길을 잃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 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 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을
' 향기가있는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크 로드 / 김경성 (0) | 2022.09.10 |
---|---|
내 고향은 / 나태주 (0) | 2022.08.08 |
그리운 이에게 / 나해철 (0) | 2022.08.06 |
녹슨 거울을 들고 있다 / 김경성 (0) | 2022.07.28 |
섬같은 그대 / 김낙필 (4) | 2022.07.24 |